🌳 그리니치 공원

런던의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거나, 유서 깊은 왕립 천문대와 본초 자오선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역사 및 과학 애호가, 그리고 일반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 특히 잘 가꾸어진 정원과 넓은 잔디밭은 피크닉이나 가벼운 산책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커플들에게 인기가 많다.

방문객들은 왕립 천문대 언덕에 올라 카나리 워프를 포함한 런던의 스카이라인을 조망할 수 있으며, 공원 내 다양한 테마의 정원을 거닐거나 계절마다 변하는 자연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국립해양박물관, 퀸스 하우스 등 주변 명소와 연계하여 역사 문화 탐방을 이어갈 수도 있다.

공원 내 왕립 천문대로 향하는 언덕길은 경사가 다소 가파르다는 점과,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유료라는 점이 일부 방문객들에게 아쉬움으로 언급된다.

그리니치 공원 내에는 로마 시대 사원의 유적과 앵글로색슨 시대의 고분군(burial mounds)이 남아 있어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공원에는 '퀸 엘리자베스 오크(Queen Elizabeth's Oak)'라는 이름의 매우 오래된 참나무가 있는데, 엘리자베스 1세 여왕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진다.

1894년 2월 15일, 공원 내 왕립 천문대 근처에서 아나키스트로 추정되는 인물이 소지하고 있던 폭탄이 터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비밀 요원(The Secret Agent)'**에 영감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식량 생산을 위해 공원의 북쪽 일부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채소밭(allotments)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공원 지하에는 1878년에 개통된 그리니치 역과 메이즈 힐 역을 잇는 철도 터널이 지나가고 있다. 이 터널은 국립해양박물관과 퀸스 하우스의 정원 아래를 통과한다.

18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매년 5월 1일과 성령강림절에 '그리니치 페어(Greenwich Fair)'라는 대규모 장터가 열렸으며, 수십만 명의 런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특히 천문대 언덕(Observatory Hill)과 원 트리 힐(One Tree Hill)은 공휴일에 사람들이 모여 구르며 노는 장소로 유명했다는 얘기가 있다.

공원 내에는 1619년 제임스 1세의 명으로 만들어진 영국 최초의 현대식 얼음 저장고(ice house) 유적이 있다.

과거에는 야생 사슴들을 위한 보호 구역 '더 와일더니스(The Wilderness)'가 있었으나, 2021년 복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슴들은 리치몬드 공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