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스터 로마 원형극장 (Chester Roman Amphitheatre)

고대 로마 시대의 역사와 건축에 깊은 관심이 있는 탐방객이나, 체스터의 풍부한 역사 유산을 직접 체험하고자 하는 학습 목적의 방문객들이 주로 찾는다. 특히 영국 최대 규모의 로마 원형극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곳에서는 부분적으로 발굴된 원형극장의 웅장했던 과거를 상상해 볼 수 있으며, 잘 정비된 안내판과 재현 벽화를 통해 당시 검투사 경기나 다양한 대중 오락이 펼쳐졌던 생생한 현장을 그려볼 수 있다. 인근의 로마 정원이나 체스터 성벽과 함께 둘러보는 역사 탐방 코스로도 적합하다.

다만, 현재는 유적의 절반 정도만 노출되어 있고 주변에 현대적인 건물들이 있어 기대했던 것만큼 웅장함을 느끼기 어렵거나 몰입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방문객들은 유적 보존 상태나 전시 방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곳이 주로 군사 훈련 및 연습 장소로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널리 퍼져 있었으나, 발굴 결과 투계, 황소 싸움, 권투, 레슬링,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검투사 경기 등 다양한 대중 오락 및 스포츠 행사가 열렸음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발견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로마인들이 만약 아일랜드를 성공적으로 점령했다면, 체스터가 로마 브리타니아의 수도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원형극장이 이처럼 크게 건설되었을 것이라는 흥미로운 추측도 전해진다.

발굴 과정에서 관람객들을 위한 기념품으로 추정되는, 검투사 그림이 그려진 값싼 로마 시대 도자기와 함께 조리된 동물의 뼈가 다수 발견되어, 이곳이 초기 형태의 기념품 판매가 이루어졌던 장소 중 하나였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때 아서 왕의 전설적인 원탁의 실제 장소가 체스터 로마 원형극장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고고학적 근거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형극장의 남쪽 절반은 여전히 디 하우스(Dee House)와 체셔 카운티 법원 건물 아래에 묻혀 있어 전체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만약 전체가 발굴되었다면 그 규모는 더욱 압도적이었을 것이다.

원형극장이 발견되기 전까지, 부지 위에는 조지 왕조 시대의 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원형극장의 움푹 파인 독특한 지형 때문에 도로가 이 부지를 관통하지 못했고, 덕분에 지하의 유적이 비교적 잘 보존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