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시메노 호수(라고 트라시메노)

잔잔한 호수 풍경과 주변 중세 마을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또는 페리를 이용한 섬 탐방을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자연 애호가들이 주로 찾는다.

호수 주변의 잘 조성된 약 50km 자전거길을 따라 라이딩을 하거나, 페리를 이용하여 이솔라 마조레(Isola Maggiore)와 같은 섬을 방문해 고즈넉한 어촌 마을과 역사적 건축물을 둘러볼 수 있다. 또한 호숫가 여러 마을의 레스토랑에서 현지 특선 요리를 맛보거나, 평화로운 호수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일부 방문객들은 호수의 수질이나 탁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특정 시기에는 모기 등 벌레가 많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 또한, 수심이 얕고 바닥이 진흙인 곳이 있어 수영 환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트라시메노 호수는 한때 '페루자의 호수'로 불렸으며, 선사 시대에는 그 범위가 현재보다 훨씬 넓어 페루자 근처까지 확장되었다고 한다.

호수 이름은 아젤로에서 태어난 님프 아길라와 사랑에 빠진 잘생긴 왕자 트라시메노의 슬픈 전설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길라가 트라시메노를 유혹하여 물속으로 끌어들였고, 그의 이름을 따서 호수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929년의 기록적인 한파로 호수 전체가 두껍게 얼어붙어 자동차가 얼음 위를 달릴 수 있었다는 놀라운 기록이 남아있다.

과거 호수 수위가 현재보다 훨씬 낮았을 때 호숫가에 심어졌던 나무들이, 이후 수위가 다시 상승하면서 물에 잠겨 밑동만 남은 채 죽어있는 독특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호수 남서쪽의 카스틸리오네 델 라고는 원래 호수 속에 있던 네 번째 섬이었으나, 오랜 세월에 걸쳐 도시가 확장되면서 육지와 연결되었다는 설이 있다.

람보르기니 자동차의 창업자인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자동차 사업을 매각한 후, 트라시메노 호수 남쪽 지역에 넓은 땅을 구입하여 포도밭을 일구고 와인을 생산하며 농장(아그리투리스모)을 운영하는 등 제2의 인생을 보냈다는 얘기가 있다.

호수 북쪽 베르나차노(Vernazzano) 마을 인근에는 유명한 피사의 사탑보다 더 기울어진 '기울어진 탑(Torre Pendente)'이 있는데, 이 탑은 11세기 이전에 성의 일부로 지어졌으나 18세기 지반 침하로 인해 기울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